가슴뭉클한 마라톤이야기 - 1947 보스톤

대한민국 마라톤 영웅들의 감동적인 도전기

박영준 기자 승인 2023.11.11 21:36 | 최종 수정 2023.11.16 19:29 의견 0
1947 보스톤 포스터


마라톤 풀코스 6회 완주 경력의 기자는 요즘의 대한민국의 마라톤 열기를 몸소 느끼며 매우 기쁜 마음이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아재들의 스포츠였던 마라톤이 이제는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그 주인공의 자리를 내주고 있는 느낌이지만 내심 서운함보다는 기쁜 마음이 앞선다.

기자는 어렴풋한 기억속에 초등학교 4~5학년때쯤부터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키도 작고 몸도 약해던 내가 소질이 있었던지 유일하게 잘하는게 오래달리기였던것 같다. 달리는 것이 그냥 좋기도 했지만 남들에게 인정을 받는 느낌도 좋아서 더욱 달리기가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신기한게 중학교 2학년때인가로 기억하는데 KBS가 주관한 마라톤 대회에서 5KM에 출전해서 완주했던것이 나의 첫번째 마라톤 대회 출전이었다. 그 후로도 그 대회에 몇번인가 나갔었던 기억이다. 어쨌든 그때부터 벌써 40년이 넘는 기간동안 나는 계속 달리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가끔이나마 달려왔었다.

지금은 매년 풀코스를 참여하고 있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이 어마어마한 기록으로 달리는것을 보면 나도 젊었을때 풀코스에 도전해보지 않은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설이 길었다. 이런 나의 달리기 사랑으로 나는 고 손기정 선수를 매우 좋아했다. 그가 남긴 감동의 역사이자 스토리는 마치 소설과도 같이 느껴졌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선수가 그의 한을 풀어주었을때는 감동의 눈물도 흘렸던 기억이다.

1947 보스톤은 내가 알았던 그의 스토리에서 벗어난 그를 새롭게 만날수 있는 이야기였다. 또한, 2인자였던 남승룡 선수와 서윤복 선수의 이야기까지 볼 수있는 새로운 기회였다. 스포츠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도 출연진이나 감독의 명성과 제작비에 비해 다소 초라한 성적을 기록해서 내심 가슴이 아팠지만 나 역시 때를 놓쳐 극장이 아닌 TV에서 이영화를 보게 되어 면목은 없었다.

본격적으로 영화이야기를 해보면 먼저 드는 생각은 대회 참가를 위해 산넘고 바다건너 몇일을 이동하고 구두가 아닐까 싶어보이는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고 아직 제대로 국가의 기틀을 갖추지 못했던 그 어려운시기인 거의 80년전에 지금도 대단해 보이는 3시간 25분대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아프리카의 대단한 선수들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지만 그들이 전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영화를 보면서 다시 우리 영웅들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자체도 크게 재미를 위해 뭔가 억지로 스토리를 넣지 않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게 만들었던게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해준 느낌이었다. 특히 막바지 시상식에 울려퍼진 옛 애국가는 영화 전체의 마무리로서 명장면으로 뽑을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된다.

엔딩부분 배우들과 실제 세사람의 사진이 교차되는 부분을 보면서 그들에대한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세 분 모두 황영조선수의 금메달도 보시고 90대까지 장수 하셨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우리의 마라톤 영웅들이여 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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